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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주인장 두콩입니다.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제가 가진 주식 앱부터 열었습니다. 저는 현재 국내 주식은 항공주 주식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브렌트유가 9월 9일 기준 배럴당 101.21달러로 마감하면서 석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유가 하나만 보고 항공주를 판단하면 완전히 틀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전쟁이 6달째인데 왜 유가는 겨우 101달러일까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는 소식이 처음 터졌을 때 월가에서 나온 숫자가 200달러였습니다. 우드맥켄지는 브렌트유가 곧 150달러에 닿는다고 봤고, 컬럼비아대 제이슨 보도 교수는 "호르무즈가 계속 막혀 있으면 유가 200달러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101달러입니다. 처음엔 이게 이상했는데, 직접 자료를 뜯어보니 이유가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전쟁 직전에 기름이 남아돌았다는 겁니다. 2026년 초 세계 원유 시장은 하루 300만~400만 배럴이 공급 초과 상태였습니다.

오펙플러스(OPEC+)가 2023년에 하루 220만 배럴을 스스로 감산했다가 이를 단계적으로 풀고 있었고, 미국·브라질·캐나다·가이아나·아르헨티나 등 비오펙 생산국들도 계속 증산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터졌을 때 시장에 쿠션이 잔뜩 깔려 있던 셈입니다.

두 번째는 각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대거 풀었다는 겁니다. 전략비축유란 유사시를 대비해 국가가 비상용으로 비축해두는 석유를 말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3월 11일 만장일치로 4억 배럴 방출을 결정했고, 7월까지 실제로 2억 9천만 배럴이 시장에 나왔습니다. 1991년 걸프전 때보다도, 2022년 러시아 전쟁 때보다도 큰 규모였습니다.

세 번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중국이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2분기 수입량이 하루 810만 배럴로, 1분기보다 32% 감소했습니다. 5월에는 780만 배럴까지 내려가 201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호르무즈 봉쇄로 사라진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중국 혼자 수요 감소로 상쇄한 셈입니다.

 

*요약: 유가가 200달러 예측 대비 101달러에 그친 이유는 공급 과잉,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급감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을 막던 세 가지 방어벽이 무너진 이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유가를 눌러왔던 세 가지 중 두 개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가장 소름 돋았던 대목이기도 합니다.

먼저 공급 과잉이 없어졌습니다. 연초에 하루 300만 배럴씩 남던 시장이 3분기 현재 하루 180만 배럴 부족으로 뒤집혔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전략비축유도 거의 소진됐습니다. 방출 예정 4억 배럴 중 2억 9천만 배럴이 이미 나갔고, 미국의 전략비축유 잔량은 1983년 4월 이후 40년 만의 최저 수준입니다.

여기에 9월 8일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미군이 이란 유조선 다섯 척을 격침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에서 유조선 여덟 척과 미국 선박 두 척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틀 사이에 브렌트유는 97.92달러에서 101.21달러로 뛰었습니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하루 열 척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군함이 호위하는 선단으로만 움직입니다. 전쟁위험보험료가 평시 대비 40배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상선은 이 항로를 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쟁위험보험료란 분쟁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부과되는 특수 보험 비용을 뜻합니다. 세계 4대 컨테이너 선사가 아예 이 해협을 통과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상황입니다. 페르시아만에서 나가는 원유 수출은 작년 하루 1,700만 배럴에서 올해 8월 900만 배럴로 47%가 사라졌습니다.

 

  • 공급 과잉 해소: 하루 +300만 배럴 → 하루 -180만 배럴로 역전
  • 전략비축유 소진: 방출 예정량의 72.5% 이미 사용, 미국 잔량 40년 최저
  • 호르무즈 통과 선박: 하루 10척 수준, 전쟁위험보험료 평시의 40배
  •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 1,700만 배럴 → 900만 배럴로 47% 감소
 
*요약: 유가를 억제하던 공급 과잉과 전략비축유라는 두 방어벽이 무너지면서 100달러 돌파의 구조적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전쟁이 끝나도 유가가 예전으로 못 돌아갈 수 있는 이유

이 부분이 제가 이번에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유가도 내려올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공급 측면은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정을 잠갔다 여는 것은 산유국들이 수십 년간 해온 일이고, 막혀 있어도 영구적으로 손실되는 생산량은 하루 80만 배럴 안쪽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오펙을 탈퇴하면서 2027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지금보다 150만 배럴 많은 숫자입니다.

문제는 수요입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이번 유가 급등으로 중국 휘발류 수요가 하루 18만 배럴 감소했는데, 이 중 70%는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이유는 전기차입니다. 중국의 휘발류 수요는 전쟁 이전부터 이미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줄어들고 있었는데, 유가 급등이 그 전환 속도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한번 전기차로 갈아탄 소비자가 유가가 내렸다고 다시 내연기관차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차량 교체는 수년에 한 번 있는 결정이고, 방향이 바뀌면 돌리는 데 또 수년이 걸립니다.

중국 최대 정유사 시노펙 연구소는 올해 중국 석유 수요가 작년보다 8.9%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휘발류 8.7%, 경유 11.4% 감소 예상입니다. JP모건은 이를 합산하면 중국의 원유 수입 수요가 전쟁 이전 대비 하루 100만 배럴 낮아질 수 있다고 봤고, 2027년 하반기 브렌트유가 60달러 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전쟁이라는 일시적 요인이 걷히더라도, 중국 수요의 구조적 감소라는 항구적 변화가 그대로 남는다면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보다 더 낮은 곳에서 바닥을 찾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약: 공급은 전쟁 종료 후 회복 가능하지만, 중국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는 구조적으로 돌아오지 않아 장기 유가 하방 압력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주주로서 유가 100달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가 대한항공 주식을 처음 샀을 때는 솔직히 유가와 항공주의 관계를 이 정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유가 오르면 항공주 나쁘다, 이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훨씬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기본 원리는 맞습니다. 항공사는 항공유 비용이 전체 운영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집니다. 항공유란 항공기 엔진에 사용되는 정제유로, 원유 가격 변동에 직접 연동됩니다. 대한항공 역시 유가 급등으로 2분기 수익성에 부담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와 화물 운임 강세로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실제로 제가 주가를 꾸준히 지켜본 지난 몇 달 동안, 유가가 올라가는 구간에도 대한항공 주가가 일정 구간에서 버텨주는 국면이 있었습니다. 유가만 보고 손절했다면 최근 회복 구간을 놓쳤을 겁니다.

정제마진이 높은 정유주와는 정반대의 포지션입니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사서 휘발유·경유 등으로 만들어 팔 때 남는 차액을 말합니다. 유가 상승기에 정유주는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확대로 수혜를 받지만, 항공주는 원가가 올라 부담이 커집니다. 같은 유가 상승 뉴스를 두고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업종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입니다.

항공주를 볼 때 저는 이제 유가 단독이 아니라 아래 변수들을 함께 확인합니다.

 

  • 유가(항공유 원가): 오르면 부담, 내리면 수혜
  • 여객 수요·항공권 가격: 수요가 강하면 운임 인상으로 비용 전가 가능
  • 화물 운임: 유가 충격을 방어하는 핵심 변수
  • 환율: 원화 약세 시 달러 매출 환산 이익 증가, 달러 비용도 동반 증가
  •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 전쟁 종료 시그널의 가장 직관적 지표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세 가지입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협상 가능성, 호르무즈를 지나는 선박이 하루 20~30척으로 늘어나는지 여부, 그리고 중국의 월간 원유 수입량이 하루 800만 배럴대에서 900만~1,000만 배럴대로 올라오는지입니다. 항공주 투자자라면 이 세 숫자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유가 단순 모니터링보다 훨씬 실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항공주는 유가 하나가 아니라 여객 수요, 화물 운임, 환율, 호르무즈 상황을 함께 봐야 하며, 변수를 분산해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가 100달러 돌파하면 대한항공 주가는 무조건 떨어지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가가 항공유 원가를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여객 수요와 화물 운임이 강하게 받쳐주면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유가만 보고 판단했을 때 오히려 회복 구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유가 외에 다른 변수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전략비축유를 다 써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A. 전략비축유는 언젠가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기름입니다. 채우려면 시장에서 사야 하고, 그 매수 자체가 새로운 수요가 되어 유가를 다시 밀어올리는 효과를 낳습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잔량은 현재 1983년 이후 40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 추가 방출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Q. 전쟁 끝나면 유가가 바로 내려가나요?

A. 바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전쟁위험보험료가 먼저 낮아져야 하고, 선사들이 호르무즈 항로를 실제로 다시 이용해야 합니다. 6월에 미국과 이란이 합의 소식을 냈을 때도 유가가 70달러대까지 내려갔지만, 배가 실제로 늘지 않았고 결국 휴전이 깨지면서 다시 올라간 전례가 있습니다. 합의 소식보다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Q. 유가 상승 국면에서 수혜를 받는 주식은 어디인가요?

A. 정유주가 대표적입니다. 싸게 사둔 원유의 장부 가치가 오르는 재고평가이익과, 원유를 가공해 팔 때 생기는 정제마진이 동시에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항공사, 석유화학사처럼 기름이 원가로 직접 들어가는 업종은 부담이 커집니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65% 가까이를 중동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유가 급등 시 항공·화학 업종이 더 깊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

이번에 유가 100달러 돌파 이슈를 깊게 파고들면서 제가 배운 건 하나입니다.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를 만든 이유와 그 이유가 사라질 수 있는지 없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유가를 밀어올리는 전쟁은 일시적 요인이고, 중국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는 구조적 요인입니다. 일시적인 것이 걷히더라도 구조적인 것이 남으면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더 낮은 곳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주주로서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유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팔 이유도 없고, 내린다고 무조건 살 이유도 없습니다.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 중국 월간 원유 수입량, 11월 중간선거 이후 협상 흐름, 이 세 가지를 꾸준히 확인하면서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지금 국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BVf8IF7w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