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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주인장 두콩입니다.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떨어진다"는 공식을 의심 없이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을 보다 보면 이 공식이 맞지 않는 순간이 꽤 많았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날 밤, 나스닥이 1.69% 급등했던 장면을 보면서 제가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는 걸 비로소 인정하게 됐습니다. 금리 인상 자체보다 그 인상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금리 인상이 호재가 된 이유 — 볼크 모멘텀

제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 머릿속에 그려놓은 도식은 단순했습니다. 금리 인상 →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 → 주가 하락. 이 흐름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직후, 오히려 미국 증시 전반이 상승했습니다. S&P500, 나스닥, 다우 30 모두 올랐고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 넘게 뛰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이유를 뜯어보니 납득이 됐습니다.

핵심은 시장이 원하는 것이 '저금리'가 아니라 '물가 통제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었다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르는 환경에서는 금리가 낮아도 기업 비용은 올라가고 소비자 구매력은 떨어집니다. 그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손을 놓고 있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불안합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렸다는 건 "우리가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했고, 시장은 그 신호에 안도한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볼크 모멘텀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볼크 모멘텀이란 1980년대 폴 볼커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무려 20%까지 끌어올렸을 때, 오히려 시장이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혔던 역사적 사례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강한 긴축 의지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고 결과적으로 자산시장을 살리는 역설적 효과를 낸다는 이론입니다.

이번에 그 패턴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 제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오히려 하락했거든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와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이게 내려간다는 건 "앞으로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장기 할인율이 낮아지면 기업의 미래 이익 현재가치가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특히 기술주와 반도체주처럼 미래 성장에 베팅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물론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그 경우에는 채권시장에 또 다른 압력이 생깁니다. 중요한 건 금리 방향 하나가 아니라, 그 금리가 만들어내는 돈의 흐름 전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준금리: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정책금리. 단기 금리 전반에 영향을 줌
  • 10년물 국채금리: 시장에서 결정되는 장기금리. 인플레이션 기대와 경기 전망을 반영하며 기준금리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음
  • 볼크 모멘텀: 강한 긴축 의지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오히려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설적 효과
  • CPI(소비자물가지수): 실제 물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 기대 인플레이션과는 별개로 움직일 수 있음
요약: 금리 인상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건, 시장이 원하는 게 저금리가 아니라 물가 통제에 대한 확신이기 때문입니다.

 

 

엔캐리 청산, 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동하는 것

이번 내용에서 처음엔 가장 낯설었던 개념이 엔캐리 트레이드였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겨우 구조가 잡혔는데,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란 금리가 0%에 가깝거나 마이너스였던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거나 수익률이 좋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싸게 빌려서 비싼 데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일본 금리가 올라가면 이 공식이 흔들립니다. 일본 내 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면 굳이 환율 위험을 감수하면서 해외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기존에 해외 자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생기는데, 이것을 엔캐리 청산이라고 합니다.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투자된 장소가 바뀌는 것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오해했던 게 있습니다. 엔캐리 청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글로벌 증시 폭락"이 자동으로 연상됐거든요. 2024년 8월 5일에 실제로 일본 닛케이 지수가 하루에 12% 넘게 빠지고, 코스피도 8% 이상 급락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 공포가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충격이 컸던 건 청산 자체보다 레버리지 때문이었다고 이해하게 됐습니다.

마진콜(Margin Call)이란 개념이 여기서 나옵니다. 여기서 마진콜이란 레버리지, 즉 빚을 이용해 투자한 경우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담보를 추가로 납입하거나 포지션을 강제로 청산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 엔화로 빌린 자금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해 마진콜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글로벌 자산을 한꺼번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실제 피해 규모보다 심리적 패닉이 증폭되는 게 문제인 것입니다.

엔캐리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전문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릅니다. 일부에서는 최대 7조 달러 수준으로 보기도 하는데, 이 수치가 정확하다기보다 "상당한 규모가 해외에 나가 있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더 중요한 건 그 자금에 레버리지가 얼마나 얹혀 있느냐입니다. 레버리지가 클수록 작은 환율 변동에도 강제 청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시장에서 새로운 단어가 반복적으로 들릴 때, 그 단어 자체보다 "이 현상이 결국 돈을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게 하는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엔캐리 청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빅테크 주식이나 신흥국 고수익 자산, 암호화폐처럼 일본 자금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알려진 자산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일본 자산이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흑백으로 판단하기보다 흐름의 방향을 보는 것이 더 유효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엔캐리 청산은 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며, 충격의 크기는 레버리지 규모와 청산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금리 인상하면 주식이 무조건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A. 교과서에서는 그렇게 설명하지만 실제 시장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물가 불안이 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시장은 오히려 "이제 물가를 잡겠구나"라는 안도감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금리 숫자 하나보다 그 인상이 만들어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변화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엔캐리 청산이 시작되면 한국 주식도 영향을 받나요?

A.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엔캐리 자금 일부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자산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청산이 진행되면 외국인 매도 압력이 생기고 원·달러 환율도 출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꺼번에 빠져나가느냐, 서서히 이동하느냐에 따라 충격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속도와 규모를 함께 봐야 합니다.

 

Q. 미국 기준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기준금리는 연준이 직접 결정하는 정책금리이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채권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시장금리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려도 시장이 "장기적으로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기대하면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내려갈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특히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기준금리보다 이 장기금리 쪽입니다.

 

Q. 볼크 모멘텀이 매번 나타나는 건 아니잖아요, 언제 믿을 수 있나요?

A. 맞습니다. 볼크 모멘텀은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높고 중앙은행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강한 긴축 의지를 표명할 때 작동합니다. 금리 인상 이유가 경기 과열 억제인지, 신뢰 회복인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번 같은 패턴을 기대하기보다는 당시 물가 기대와 국채금리 반응을 같이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가 바꾸기로 한 것은 딱 하나입니다. 금리 발표가 나왔을 때 "올랐나, 내렸나"를 먼저 보는 대신, "이 변화가 돈의 흐름을 어디로 바꾸는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기준금리, 10년물 국채금리, CPI, 환율, 외국인 자금 흐름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하나의 돈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엔캐리 청산도 무조건 공포의 대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단, 레버리지가 많이 낀 자산에서 단기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인지해두는 것이 맞습니다. 저처럼 ETF를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방식이라면 매번 금리 발표 때마다 포지션을 바꾸기보다, 지금 시장의 돈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FDRrSOy79A